자사주 매입 열풍 기대와 특징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코스피 지수는 상승 출발 후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아직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해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삼성전자의 상승과 같이 자사주 매입을
전개하고 있는 현대차, 기아차의 주가 상승은 자사주 매입 열풍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시기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돌아서는 시기에 축적된 현금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자사주 매입을 시도할 기업들은 즐비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자사주 매입이 늘어날술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확신이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삼성전자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여력이
있는 상황이니, 당분간 우리증시를 지탱해 줄 재료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또다시 음봉이 출현하였는데 수급이 좋은 상태에서 상승음봉은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2000선 도달 전 매물을 소화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고, 자사주 매입 열풍까지 겹쳐 당분간 수급이 좋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니, 지수상승은 시간 문제일 뿐 상승 여부에 대한 걱정은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연속성을 지닌 재료로
볼 수 있고,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후 기업분할, 지주사간 합병, 액면분할,
배당확대 등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현대차그룹에도 뚜렷히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지배구조 개편이 코스피 지수에 대한 단독 재료로
작용해 지수를 견인하는 쪽에 무게를 둘 수 있습니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전기전자 업종이 3.16%
상승하였고, 그 영향을 받은 운수장비 업종도 1.66% 상승해 코스피 지수를
떠받쳤습니다. 그러나 증시활성화 대책이 부실하게 발표되면서 증권업종이
실망 매물 출회로 4%대 하락을 보였으며,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빅딜
여파로 화학업종의 부진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밖에 공급과잉이 멈추지 않고
있는 철강금속과 주택시장 회복이 요원한 건설업종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는데,
이들 업종은 어느정도 경기 상황이 개선된 후 부진을 털 전망이라서 당분간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자사주 매입 기대 종목과 석유 전쟁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석유 전쟁의 막이 올랐습니다. 과거
석유전쟁마다 유가는 상상 이상의 하락을 보여왔고,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만큼, 유가하락 수혜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석유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당장은 석유 전쟁에 의한 유가하락 수혜주보다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은데, 대표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종목이 삼성물산과 삼성증권입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전자
2대 주주로 제일모직과 합병이 필연적인 기업인데, 삼성그룹측 지분이 14.28%에
불과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보유현금도 넉넉한데다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사주가 불필요하다
하더라도 현재 삼성물산 주가는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손해볼 이유는
전혀 없는 베팅입니다. 그리고 삼성증권은 지금도 자사주 매입을 진행중인데,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게 될 경우 30% 이상 삼성증권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매입이 필요하고, 삼성SDI와
삼성전기는 그룹내 주력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너무 낮아서
추가지분 확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밖에 POSCO는 백기사를 자처한
기업들이 잇따라 지분을 내다팔고 있어 어느정도 자사주를 확보해 둘 필요성이
있고, SK텔레콤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자사주 매입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들이 강세를 보일 것인데,
그래도 국제유가 하락이 더 큰 재료라서 중장기 관점에서 유가하락 수혜주들은
여전히 유망합니다. 일단 사우디아라비아의 목적은 감산을 거부하고 생산을
유지해 국제유가를 70달러 초반의 낮은 수준에 묶어둔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미국 셰일가스 개발 중 상당수는 수지가 맞지 않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경기회복시 수요가 증가하는 부분이 셰일가스 개발 포기
등으로 공급을 쉽게 늘릴 수 없는 부분과 맞물려 유가상승을 하게 될 것인데,
이렇게 이야기가 풀린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입니다. 그런데 현재 수준의
유가를 감내하기 어려운 이란과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은 최악의 경우
OPEC을 탈퇴해 석유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존재하며, 만약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국제유가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수준인 30달러대까지 곤두박질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 석유 전쟁에 의한 유가하락은 한국, 중국, 일본과 같은 제조업 강국과
자원소비 규모가 큰 국가들에게 대형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는 물론 세수 부족을 메울 수 있는 방법으로
볼 수 있는데, 국제유가가 순조롭게 하향 안정화 될 경우 탄력세율을 적용해
세율을 높인다면 큰 부담 없이 세수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900원
수준인 유류 관련 세금을 유가하락에 발맞춰 1000원 수준으로 늘릴 경우 약
3조원의 세수를 확보하게 되고,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증가까지 겹쳐
추가로 1조원 가량을 더 확보하게 됩니다. 그래서 10조원의 세수 구멍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하락은 세수부족의 절반 가까이를 메울 수 있는
호재일 뿐만 아니라, 유가하락이 자동차 판매 증가와 관련이 커 자동차 관련
세금 증가,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기업들의 이익개선에 따른 법인세
증가로 이어져 실제 세수부족분 대부분을 메워버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국제유가가 저렴할때 대량의 원유를 확보,
저장해 추후 가격인상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방법과, 원유도입을 다변화하여
중동 사태에 대한 민감도를 줄이고 가격협상력을 강화하는 한편,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간접적 지원으로 국가 기간산업을 살리는 부분도 가능할 듯
합니다. 특히 초대형 원유수송선을 대량 발주해 원유도입을 다변화하는
부분은 향후 경기회복시 안정적인 원유 확보를 위해 절실한 부분이며,
부유식 저장시설을 확보해 저가원유를 도입, 저장해 둔다면 향후 해외
재판매와 국내시장 수급조절 등 가격조절 기능도 가능할 듯 합니다. 거기다
원유저장탱커를 추가 증설해 현재 6개월 사용분을 비축하던 것을 1년
이상으로 늘리고, 국제유가가 아주 저렴해질때 대량구매로 확보해두면
산유국들에게 발언권이 강화되고 장기 에너지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유가 하락은 초대형 호재로 평가할 수 있고,
에너지 가격 변동에 민감한 우리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호기이니, 적절한
정책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먹이사슬
생태계에는 항상 먹이사슬이 존재합니다. 먹이사슬이 붕괴되면 생태계도
파괴가 되는데, 주식시장 역시 생태계와 비슷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생산자는 항상 먹잇감이 되는 개인투자자들로 볼 수 있고, 1차 포식자는
온 동네에서 얻어맞고 다니는 투신을 꼽을 수 있습니다. 2차 포식자는 증권,
사모펀드 정도를 꼽을 수 있고, 3차 포식자는 외국인, 증권, 연기금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최종 포식자는 정부와 전문투자자들인데, 우리증시에는
진짜 전문투자자들이 차지해야 할 자리에 계열사 밀어주기로 천문학적
수익률을 올리는 재벌 2세, 3세들이 독점하면서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의 몫은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생산자인 개인투자자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경제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고, 제도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없으며, 공매도와 거래세 등 약탈적 제도가 자리잡고 있어 사실상 커보지도
못하고 먹이가 되는 구조입니다. 자연상태에서는 물고기가 떼지어 다니며
대형포식자를 기만하거나 꿀벌이 뭉쳐 말벌을 둘러싸 죽인다거나 하는
저항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시세를 움직이면 합법인데
반해 개인투자자들이 뭉쳐 시세를 움직이면 시세조작이라는 멍에를 씌워버리니
정말 담배를 끊는 정도의 인내력을 가지거나 체계적으로 전문투자자 수준의
매매방법을 정립해두지 못하면 맛있는 밥 수준으로 끝나고 맙니다. 그런데
생태계에서 보면 생산자가 풍성해질때 소비자들의 개체수도 늘어나는데,
우리증시처럼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을 홀대하고 손발 다 잘라버리는 수준의
형평성 없는 규제가 존재한다면 결국 시장 전체가 죽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증시활성화 대책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고, 시장 전체를 키워갈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였으니,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현실이 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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