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상장과 수급 변화 가능성
사상 최대 공모자금이 몰린 제일모직이 상장합니다. 제일모직 상장은 지금까지
외국인 매도가 한국증시를 매도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일모직 상장을 앞두고
포트조정 성격으로 종목을 매도하는 것인지를 알려줄 것인데, 내일 외국인이
여전히 대량매도를 한다면 한달 이상 한국증시를 계속 매도한다고 볼 수 있고
1900선 지지선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제일모직 상장 이후
외국인 현물 매도가 잦아든다면 일시적 수급 문제로 해석할 수 있어 긍정적이고,
코스피 지수는 1900선을 두번째 저점으로 하면서 반등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제일모직이 수급 변화 가능성을 낳는 것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종목이고,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할 입장이기 때문인데, 제일모직 상장 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높아지면 자체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으니, 일단
기대쪽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수급이 나쁘고 저점이 멀지 않아 상황이 매우 나쁩니다.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경우는 1900선 지지 정도인데, 제일모직 상장 이후 수급 변화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간신히 가능할 듯 합니다. 그리고 거래대금이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면서 2000선을 돌파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기대수익률은 고작 5%, 리스크는 하방으로 완전히 열린 상태이니
매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가고 있고 이대로 한달을
잘 버티고 넘어선다면 코스피 지수는 반등의 에너지를 분출하게 될 것이니,
내년초까지 기대치를 낮추고 몸을 사리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 될 것입니다.
업종별로는 러시아 사태 영향으로 자동차가 타격을 받았고, 그 외 낙폭이 컸던
철강금속, 건설업종이 반등하였습니다. 그리고 유가 반등으로 화학, 정유 등이
강세를 보였고, 증권주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제일모직 상장시 각 그룹 지주사들과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전략종목의
주가 흐름이 동조화 될 가능성이 높은데, 제일모직 시초가가 높게 형성될 경우
시중 유동성을 끌어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안이 되는 다른 업종의
강세를 점칠 수 있습니다.
제일모직 가치와 적정주가
제일모직 상장시 시초가가 삼성에스디에스처럼 두배를 기록할지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일단 제일모직은 삼성에스디에스처럼 뜨거운 성격이 아니라서
시초가 100% 상승은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가가 가치 평가 대비 낮았기 때문에 무난히 50% 이상에서 시초가가
형성될 듯 합니다. 그렇다면 시초가 매도를 해야 할지, 아니면 더 보유해야
할지가 관건인데, 일단 적정주가를 알아봐야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일모직 자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용인에 위치한 삼성에버랜드
부동산입니다. 경기도는 에버랜드 주변 지역까지 포함해 200만평에 달하는
면적을 관광단지로 지정해 세계적인 테마파크로 육성하고 있으며, 그룹
지주사로 등극한 뒤 로고 사용료를 받는 부분,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시키며
얻는 현금, 그리고 배당금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데, 현재 제일모직 가치는
이 모든 것을 합쳐서 약 10조원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와 배당성향 강화, 오너일가 현물출자 등을 통한 계열사 지배력 강화
등 미래에 호재로 인식될 수 있는 가치까지 고려하면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일단은 상장 후 시장에서 반영할 부분이니 대략 주당 10만원인
13조 5000억원까지 시초가로 가능한 가격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일모직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한
삼성물산홀딩스, 삼성전자홀딩스와 합병하여 계열사를 지배하게 될 것인데,
통합 지주사가 되므로 사명은 제일모직이 아닌 삼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의류사업부를 별도로 제일모직으로 상장하고,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로지텍, 삼성물산 산하 건설사업부를 제일모직 산하 건설사업부,
삼성엔지니어링 발전부문, 삼성중공업 건설사업부를 묶어 별도 법인으로
상장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으로 흘러들어갈
현금은 10조원에 달할 것이고, 이 자금은 상장 후 계열사 지분을 추가확보해
배당수익을 늘리는데 사용될 것이라서, 합병 이전 상대적으로 유리한
합병비율을 산정받게 될 제일모직 가치에 어느정도 포함되는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상표사용료로 6000억원, 배당금 수익으로는 삼성그룹
연간 순이익 규모가 40조원, 배당 성향 30%, 제일모직이 계열사 지분을 평균
30% 확보한다고 가정할 때, 약 3조 6000억원의 배당금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은 40%를 넘어설 것이기 때문에 약 4조원으로 추정할 수 있고, 이것을
기존 2000억원 이익과 합치면 연간 순이익 규모는 4조 8000억원이 될
것입니다. 물론 삼성전자홀딩스, 삼성물산홀딩스와 합병한 이후 가치로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제일모직은 합병비율이 유리하게 산정되면 그
비율만큼 미래가치가 발생하는 것인데, 대략 제일모직, 삼성물산홀딩스,
삼성전자홀딩스의 합병비율이 2:1:6 정도가 될 것이고, 제일모직 몫이 약
22%로 추정되므로 그 가치는 연간 1조원의 순이익에 해당된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조원의 순이익은 코스피 평균 PER이 10배임을
고려할 때 시가총액 기준 10조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할 수 있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는 프리미엄, 오너일가 지분보유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최대 20조원의 미래가치로 평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관심법이 지배하는 주식시장
주식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곤 합니다.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단 입에서 뱉고 맞으면 우쭐해하면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은 사람들을 바보 멍청이로 매도합니다. 그것을 보는
입장은 매우 껄끄러운데, 이는 인간의 마음이 매우 간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욕망은 너무나 변덕스럽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지엄함을 거스르지 않고
잘 따르다가도 누군가 관심법을 과시하고 그것이 맞는 것을 볼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으며, 그 마음은 저 사람이 다 맞출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맞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하면 그 확률안에서 편하게 매매하고 싶은 충동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어려운 시장에서 대응하기조차
벅찬데, 주변에는 지난 수십년동안 개인투자자들을 힘들게 했던 관심법의
장본인들이 망령처럼 살아있고, 그래서 당장의 결과가 다른 과정들을 씹어
삼키는 이상한 풍토가 주식시장에 뿌리를 깊게 내려 관심법이 지배하는
주식시장을 만들어 버렸으니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절망스러운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단기간 고수익률을 올리는 마음의 유혹을
벗어나기 위해 눈과 귀를 막고 스스로 시장에서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방법을
득하여 절망적인 환경을 극복하고 이겨내야 승리자가 될 수 있는데, 그 노력과
유혹을 참는 어려움에 비해서 손에 쥘 수 있는 결실은 시장 여건에 따라 보잘것
없는 수준이 될 수 있으니, 어려운 시기에는 특히 관심법이 끊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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