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5.14 - 2009.4.14 :

 

지난 11개월 동안 기계적 매수 결과.

 

매주 월요일 25만원씩 매수.

 

	KODEX 200	644
2009-03-16	15,160	16
2009-03-23	15,845	15
2009-03-30	16,265	15
2009-04-06	17,390	14
2009-04-13	17,465	14
	11개월

 

맞선 보고 온 친척을 만났습니다.

 

표정에 불쾌감이 있더군요.

 

“인사 나누자마자 연봉부터 물으니 좀 짜증나더라구요.”

 

“현실성 강한 여자가 나온 모양이네.”

 

“초면에 실례 아닐까요?”

 

“그렇지... 나 같으면 다른 걸 물을 텐데 말이야.”

 

“네?”

 

엉뚱한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친척의 얼굴에 궁금증이 가득했습니다.

 

“하는 일이 재미있으세요? 라고 말이야.”

 

“재미라뇨?”

 

“직업이 적성에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지.”

 

“...”

 

“자네... 직장인 가운데 제일 부러운 사람이 누군가?”

 

“그야 연봉 많은 사람이죠.”

 

“사회 초년엔 대개 그렇지. 좀 지나면 고용이 안정된 사람이 부러울 거야.”

 

“하긴 그렇겠네요. 연봉 높아도 고용이 불안하면 소용없으니까요.”

 

“그런데 높은 연봉에 고용까지 안정된 자가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어.”

 

제 낚시질에 걸렸으니 뜸 들이지 않고 본론을 꺼냈습니다.

 

“일을 즐기는 사람이지.”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지요.

 

직업도 마찬가집니다.

 

연봉이 많아도, 고용이 안정되어도 일 즐기는 사람보다 행복할 순 없습니다.

 

같은 정신 자극이 누구에게는 스트레스... 누구에게는 활력소...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업무 부담이 스트레스 아닌 활력소입니다.

 

안정된 직장에서 높은 연봉을 받지만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면 은퇴를 꿈꾸지요.

 

은퇴를 꿈꿀 땐 어김없이 전원생활이 등장합니다.

 

전원에서 멋진 은퇴 생활을 누리려면 현재 더 열심히 일해야 하고...

 

그럼 스트레스는 가중되고... 은퇴는 간절해지고... 이거 악순환이죠.

 

복에 겨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연봉이 높다고, 고용이 안정된다고 결코 행복한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습니다.

 

직업 선택에 있어서 적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제가 그런 경우입죠. 은퇴를 꿈꾼지 5년이 넘었네요.

 

계속 일을 하면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울 것이나

 

정신적 풍요를 위해서는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은퇴가 해결책이더군요.

 

물론 막연한 은퇴는 그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이므로

 

은퇴 이후에 경제적 안정을 누릴 계획이 요구되지요.

 

제가 작년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을 접고 은퇴해도 주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5년간 꿈꾸던 은퇴를 작년 초,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실천에 옮겼지요.

 

회사를 양도할 사람과 만나 사업 이전에 관한 계약서를 쓰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은퇴의 꿈이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식 시장이 곤두박질치면서

 

은퇴 이후의 계획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보고에서 말씀 드린 월 100% 투자 수익을 계속 누릴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다행히 계약 상대자가 친구라 양해를 구했지요.

 

“코스피가 2천 넘어 정착하면 그 때 계약하자...”

 

뱉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삼킬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상황이 답답하더군요.

 

은퇴하려니 불안하고, 계속 일하자니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릴 상황이니까요.

 

문득 아파트 경비원이 생각났습니다.

 

아들이 의사, 딸이 변호사라는 저희 아파트 경비원 말입니다.

 

자녀 도움으로 생활 가능한 사람이 힘든 경비 일을 하는 것은

 

돈 때문만이 아닐 것입니다. 일 자체를 즐기기에 가능하겠죠. 부럽더군요.

 

“힘든 일 왜 없겠습니까. 허허 웃으며 즐겁게 받아들입니다.”

 

경비원의 한마디에 얻은 교훈이 큽니다.

 

그 경비에게는 노후를 위한 재테크가 필요 없겠지요.

 

노후에 찾은 일 자체가 재테크이니까요.

 

일에서 얻는 월 100% 투자 수익이 노후 재테크 비용으로 활용되는 셈입니다.

 

불경기로 업무가 줄고, 저 스스로 정리한 것도 있어서 예전보다 편합니다만

 

은퇴를 꿈꾸는 것에는 변함 없습니다.

 

코스피 2천이 넘어도 계속 꿈으로만 지속될지 모르죠.

 

‘행복을 위해 내가 선택할 일은 무엇인가.’

 

저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인지 모르겠습니다.

 

ETF 투자가 숙제의 해답 중에 하나이길 바랍니다.

 

 

ETF 장기 투자가를 위한 쉼터:

http://mycafe.moneta.co.kr/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