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5.14 - 2009.1.14 :

 

지난 8개월 동안 기계적 매수 결과.

 

매주 월요일 25만원씩 매수.

	KODEX 200	440
2008-12-22	15,770	15
2008-12-29	14,480	17
2009-01-05	15,750	15
2009-01-12	15,490	16
	8개월

 

 

 

부부동반 망년회에서 금기의 발언을 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ETF 는 손맛이 있어."

 

요즘 모임에서는 펀드, 주식 이야기가 금기지요.

 

그럼에도 용기 있게 투자 발언을 하는 친구 였습니다.

 

더구나 보통 사람들에게 생소한 ETF 를 말입니다.

 

펀드로 손실 입은 친구들은 ETF 라는 낯선 말에 귀를 세우더군요.

 

이야기 꺼낸 친구는 ETF 자랑을 늘어 놓았습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제가 한마디 던졌지요.

 

"자네... 어부와 낚시꾼의 차이 아나?"

 

ETF 단타로 이득 본 이야기를 신나게 하던 친구는

 

생뚱맞은 제 질문에 김 빠진 표정으로 답하더군요.

 

"어부는 직업이고, 낚시꾼은 취미 아닌가..."

 

"그렇지. 같은 고기 잡이라도 어부에게는 생계가 걸린 일이고, 낚시꾼에겐 취미지..."

 

"그런데 어부, 낚시꾼이 ETF 와 무슨 상관인가?"

 

"자네... ETF 는 투자하는 손맛이 있다고 했잖아. 손맛은 낚시에서도 있으니

 

ETF 투자를 어부, 낚시꾼에 비유해서 이야기해 보려구 말이야."

 

술기운 탓인지, 펀드 손실에 울화가 터져서인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진 친구들이 주목하더군요.

 

"월척의 손맛은 어부와 낚시꾼 모두 느낄 수 있지. 그런데 낚시꾼에게는 다른 것이 있어.

 

기다림의 여유지. 생계가 걸린 어부에게는 기다림 자체가 초조하지만 낚시꾼은 달라.

 

언젠가의 월척을 꿈꾸며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구."

 

"세월을 낚는 강태공 말인가?"

 

"그래. 월척의 손맛만 즐기고 기다림에 지친 사람은 강태공 되기 어렵지.

 

기다림의 여유를 즐기는 강태공에게 월척은 어부의 목표가 아닌 보너스일 뿐이야.

 

고기가 걸리지 않으면 마음이 괴로운 어부와 달리 강태공은 월척 여부와 상관 없이

 

늘 행복하니까. 그렇다면 ETF 투자 적격자는 어부일까? 강태공일까?

 

ETF 투자를 성공의 측면에서 본다면 어부일 수 있어도 행복의 측면에서는 강태공이지."

 

"투자에 무슨 행복인가? 자네는 손실에도 행복하단 말인가?"

 

"최소한 불행하진 않아. 월척을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기다림 자체를 즐긴다네.

 

물론 내가 전 재산을 올인했다면 강태공이 될 수 없겠지. 어부 신세일 테니까.

 

당장 고기를 잡지 못하면 굶어야 하는 어부 입장에서 기다림의 여유란 사치일거야.

 

내가 하고픈 말은 애당초 투자를 시작함에 있어서 어부가 되지 말라는 것이라구.

 

비록 낚시대가 작아도 강태공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 성투할 확률이 높아."

 

ETF 단타 성공담에 잠시 귀가 솔깃했던 친구들에게 덧붙여 이야기했습니다.

 

"월척 낚은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말고...

 

한자리에 진득하게 앉아...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소박한 낚시대를 가지고...

 

일정 기간마다 떡밥을 조금씩 던지며...

 

기다림 자체를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월척...!!!"

 

"야... 그런 낚시대와 떡밥 가지고 어떻게 월척 낚냐?"

 

ETF 손맛 이야기 꺼냈다 머슥해진 친구가 거는 딴지에 답했습니다.

 

"낚은 고기를 자꾸 남의 고기하고 비교하니 월척이냐 아니냐 고민하게 되지.

 

소박한 낚시대와 떡밥으로 잡은 고기가 비록 남보다 작아도 성취감을 주었다면 월척이야."

 

부부동반 망년회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아내가 묻더군요.

 

"당신도 ETF 해요?"

 

"내가 매주 월요일마다 일정 금액으로 주식을 사모은다고 했잖아... 그게 ETF 야."

 

"나에게는 왜 ETF 투자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사업을 하면서 나름대로 펀드 투자를 하고 있던 아내가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당신이 어부가 될지, 낚시꾼이 될지 알 수 없어서... ETF 상품은 낚시꾼에겐 유익하지만

 

어부에게는 해롭거든..."

 

이제 아내도 저와 비슷한 방식으로 ETF 투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KODEX 15 를 매일 일정 주씩 사모으고 있거든요.

 

ETF 를 가지고 단타에 임하거나 ETF 이외의 개별 주식에는 관심가지지 않는 조건에서

 

매수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이로써 부부 낚시꾼이 되었네요.

 

 

 

ETF 장기 투자가를 위한 쉼터:

http://mycafe.moneta.co.kr/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