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5.14 - 10.14 :
지난 5개월 동안 매일 2주씩 기계적 매수 결과
우리나라 축구와 야구, 두 스포츠의 경기력이 요즘 비교되고 있습니다.
축구의 경우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골 결정력 부족도 문제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최대 약점이지요.
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관심과 찬사를 받고 있는 야구는
탄탄한 수비력이 강점입니다.
이처럼 축구와 야구의 경기력 차이는 수비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수비가 불안한 상태에서 공격만으로 경기에 이길 수 없음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발 금융 위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투자은행의 몰락이 그러하지요.
금융에 있어서 상업은행(CB)이 수비수라면 투자은행(IB)은 공격수입니다.
고객에게 예금을 받아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해 주면서 이익을 얻는 상업은행과 달리
투자은행은 계좌 없이 자기 자본이나 빌린 돈으로 주식, 채권, 부동산,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거나 기업 인수합병에 관여하여 수수료 수입을 얻으니
투자 방식이 상업은행보다 매우 공격적입니다.
투자은행의 공격적 투자가 가능한 것은 그만큼 코치의 감독을 받지 않아서인데
상업은행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계좌를 운용하는 까닭에 FRB의 엄격한 통제를 받지만
투자은행은 그렇지 않지요.
코치의 감독 아래 경기에 임하는 수비수가 상업은행이라면
코치 없이 경기하는 공격수가 투자은행인 셈입니다.
불과 몇개월 전만 해도 미국에는 공격 전문 명문팀이 5개 있었지요.
공격수로만 구성되어 승승장구하던 5개 팀 가운데 현재 살아남은 것은 2개 팀입니다.
그 2 팀도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승인 받음으로써
수비수 영입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투자은행의 몰락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할 교훈이 있습니다.
공격 못지 않게 수비가 중요하다는 사실 말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팀에는 수비수가 12명입니다.
매월 가입된 1년 만기 예금 통장 12개가 바로 12명의 수비수지요.
지난 20년 동안, 구두쇠 소리 들어가며 훈련시킨 수비수들인데
만기가 되면 원금에 월수입의 일정액을 추가하여 1년 만기로 다시 묶고 있습니다.
중도 해약의 유혹을 피하고자 양도성 예금 증서로 꽉 묶어버리죠.
급전이 필요하면 예금 담보로 대출 받고요.
이와 같은 12 수비수는 제 투자의 핵심입니다.
심리적 안정을 주어 장기 투자를 가능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탄탄한 수비 덕에 공격수들이 마음껏 적진을 뛰어 다닐 수 있음과 같은데
현재의 장세에 공포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 역시 12 수비수들 덕분이지요.
상업은행들이 정부의 통제를 받듯이 제 수비수들도 조직력 강화를 위해 통제됩니다.
수비수들의 공격 참여를 차단하는 것이죠.
매달 1개씩, 1년 만기로 예금하는 것도 원칙이고요.
매달 받은 이자는 ETF와 장학 펀드에 투자되고 있으니
제 팀에서 ETF는 미드필더 입니다.
코덱스200은 수비형 미드필더... 코덱스 삼성그룹은 공격형 미드필더...
물론 저에게도 공격수는 있습니다. 3명이지요.
국내 성장형 펀드 2개... 랩 어카운트 1개...
외국 선수들도 몇몇 있으나 원금이 회복되면 방출하고 국내 선수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코치 입장에서는 선수들과 언어 소통이 되어야 작전이 용이하더군요.
투자은행의 몰락으로 인해 수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공격이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수비가 뒷바침된 공격이 필요한 것이지 공격 자체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요.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이 지주회사로의 변신에 노력하는 것 역시
수비로 운영되어 온 팀에 공격수를 영입하고자 함이니
이는 개인의 재테크도 마찬가집니다.
수비수만으로 구성된 팀이 결코 게임에서 지진 않으나 그렇다고 이길 수도 없는 것처럼
모든 자산을 예, 적금에만 묶어 버리는 것은 재테크가 아니죠.
코치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공격수를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할 때 가장 안전하지요.
그러나 배는 항구에 정박만 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재테크라는 배를 운전함에 있어서
안전하게 정박할 항구가 수비수라면
망망대해로의 항해는 공격수의 몫일 것입니다.
정박할 항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항해의 어려움은 쉽게 극복됩니다.
ETF 장기 투자가를 위한 쉼터:
http://mycafe.moneta.co.kr/etf
옥용서시(egl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