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테크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작은 가정의 재무상태를 파악하는 일이다.

열심히 일하고 사치스럽게 사는 것 같지도 않은데 모아놓은 돈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저축을 하지 않고 써왔거나, 돈을 모으되 효율적으로 모으지 않은 결과다. 냉정하게 가계 성적표를 매겨보면 고쳐야 할 점도 발견하게 된다.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기 위한 체크포인트를 살펴보자.

부동산 등 보유하고 있는 전체 자산에서 갚아야 할 부채를 뺀 실제 자산이 50% 이상이라면 우수하지만, 대출규모가 자산을 넘어선다면 위험하다. 무리하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위험할 수 있다. 또 집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집을 전세로 주고 있다면 전세금도 부채에 해당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 부채를 갑자기 상환해야 할 경우 빨리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어느 정도인지, 소득이 끊겼을 때 비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도 가정의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에듀머니 재무주치의 김준하 강사는 “부동산은 물론 펀드 같은 투자상품에 묻어두는 돈은 유동성이 없는 것”이라며 “급할 때 꺼내쓸 수 있는 금융자산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저축을 늘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주말 이벤트’가 되어버린 대형마트 쇼핑 횟수는 줄이는 것이 좋다. 재래시장이나 슈퍼마켓을 활용하되 마트에 가야 한다면 식단을 짜서 필요한 것만 사는 것이 현명하다. 또 무이자할부의 유혹이 큰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홈쇼핑 소비를 줄이고 지출비용을 체크카드로 이체시켜 일주일 단위로 평가해보는 것도 좋다. 장기간 묻어둬야 하는 보험 상품은 저축보다는 비용의 개념에 가깝다. 불필요한 보험들은 구조조정하는 것이 낫다.

또 부득이하게 대출을 받아야 할 때는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원금 균등분할상환’, ‘만기일시상환’, ‘거치후상환’ 등 네 가지 상환 방식 가운데 효과적으로 선택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