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맞벌이 안하고는 못산다고들 하지만 제주변엔 외벌이가 더 많더라구요

저도 신랑 혼자 벌어 넉넉하진 않지만 그런대로 이리저리 메꾸면서 살고 있어요

근데 친정엄마는 이런 제가 너무 한심한가 봐요

애들 (초4, 유치원)도 클만큼 컸는데 나가 벌 생각 안한다고

느이시댁이 며느리들 참 잘못봤다고(동서도 전업주부) 

엄마 며느리 둘다는 직장 다니니 더 그런가봐요 (큰며느리 은행  작은며느리 학습지 지구장)

결혼전이나 애기 낳기 전에 일반 사무직이어서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리고 제가 성격도 내성적이고 낯가리는 편이라 그냥 살림만 하고 살고 싶어요

여지껏 신랑도 그러라고 해서 불만없이 살아왔는데 최근에 친정엄마한테 너무 그런 소리를 자주 들으니 짜증이 나네요

돈벌 생각 아니면 운동이라도 해서 니몸에 힘을 키우고 운동다니면서 사람들 만나고 즐겁게 살라네요

그말도 맞긴 한데 전 친한 사람 편한 사람 몇명만 만나고 얘기하고 집안에서 조용하게 사는게 더 좋거든요

애들 학교 보내고 집안일하고 애들 기다리고 학원보내고 저녁챙기고 신랑 기다리고...

물론 이생활이 지겹고 따분할 때도 있죠

그렇다고 제가 몸매 신경써야 할 정도로 살이 있지도 않거든요

그러니 돈들여서 헬스 다니고 싶지도 않고 돈도 아깝고 집주변에 등산로가 좋아서 매일은 아니라도 가끔 다니고 있어요

친정엄마는 환갑 훨씬 지난 지금 헬스다니고 10년째 오빠네 애들 키우고 살림 다해주고 있어요

그러니 지금도 엄마는 너무 바쁘고 맨날 딸인 나한텐 힘들다 그래요

엄마랑 저랑은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요

전 말하는 것도 웃는 것도 조용조용 그런 편이에요 말도 많지 않고

엄마는 목소리도 크고 허스키하고

얼마전에 처음본 엄마친구가 저보고 어둡대요

처음본 사람앞에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밖에 더하겠어요

조용한 사람은 또 그렇게도 보이나 봐요

친한 엄마들끼리 만나면 말도 조근조근 잘하는 편인데 저보고 여성스럽다 그런말도 많이 하는데

근데 친정엄마는 그걸 이해를 못하고 무조건 당신생각이 옳고 당신처럼 사는게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저한테도 자꾸 강요를 할려고 해요

어릴때 기억에 친정엄마는 정말 바빴어요

항상 엄마가 나서서 관광다니고 계모으고 모임도 무지 많았어요

환갑넘은 지금도 운전하고 다니지만 그때 당시 운전하는 여자가 귀했는데 동네아줌마들 태우고 맛집 찾아다니고 드라이브 다니고 그랬어요

학교 갔다오면 엄마가 집에 있는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집안일 절대 소홀하지 않았어요

집안살림도 정말 완벽했어요

그러니 자랄 때는 엄마 그렇게 바빠도 가족들 엄마한테 불만없었죠

하지만 그런 엄마의 딸이지만 엄마랑 똑같을 순 없는 거잖아요

요즘 매일 전화와선 무슨 확인하는 거 같아요

운동은 가는지 뭘하고 있는지...

이렇게 사는게 요즘시대 시각으론 한심한 건가요?

[출처 : [미가] 여자들의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