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다섯번째 명절... 방금 점심 먹고 있는데 장모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잔뜩 흥분하신 목소리로 "왜 쓸데없이 이런 걸 사보내나~. 앞으로 이런거 사보낼 거면 그냥 돈으로 주게."하고 내뱉은 후에 전화를 뚝 끊으시네요. 같이 밥 먹던 동료들이 다 들었는지 제 눈치를 보네요.

 지난 주말에 마트 가서 10만원짜리 버섯차 선물세트를 사보냈습니다. 처가 갈 때 마다 차를 즐겨 드시던 생각이 나서 고민 끝에 산 건데 정말 열 받네요. 결혼 하고 첫번째 명절에는 백화점에서 30만원짜리 소고기 선물세트 사갔다고 장인어른 고기 안드신다고 도로 가져가라고 해서 그냥 가져온 적도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홍삼, 화장품 등등을 가져갔는데 받으실 때마다 고맙다는 말 한번 들어보지 못했고, 항상 표정이 떨떠름 하셨습니다. 솔직히 돈으로 드렸다면 "성의 없다."며 분명 한소리 하셨을 것 같네요. 결혼 전에는 이러지 않으셨는데 결혼하니까 정말 너무 꼬투리를 잡고, 잔소리를 많이 하시네요. 지난 설 날에는 일흔 넘은 저희 부모님 장사 그만 둔 걸 가지고 하루 종일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나이 먹고, 일 안하면 더 빨리 늙는다나 어쨌다나... 저희 부모님 돈 얼마 가지고 계시는지 꼬치꼬치 캐물으시면서 그것 가지고는 노후보장 안된다, 일 그만 두면 안된다,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정말 이게 사위한테 할 말입니까? 이제 쉬실 때도 됐다는 이야기 한번 했다가 또 말대답한테고 욕멌었네요.

 본인 딸은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해서 챙기고, 걱정하시는 분이 함께 사는 사위한테는 정말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사랑과 전쟁]